2. 열린 예배
예배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지만 ‘만남’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만남, 사람들과의 만남 즉 교제, 이 두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 예배다.

1) 열린 예배는 열려 있어야 한다. 무엇이 열려있는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찾아본다. 예배의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예전 형식이든 자유로운 형식의 예배이든 a)그리고 혼합된 형식이든 모든 형식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장년예배는 전통적인 예배로 하고 학생들부터 청년(청장년까지)들은 자유로운 예배를 하고 있다. 이것을 바꿔서도 할 수 있어야 하고 함께b) 할 수도 있어야 한다. 대예배(보통 11시에 하는 예배를 의미함) 때 장년들도 자유로운 예배로 드리고, 젊은이들도 전통적인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는 많은 교회들이 전통적인 예배와 현대적인 예배로 나누어 드리고 있다.

2) 믿음의 유산을 이어간다는 관점에서, 자녀/젊은이들도 부모/어른들의 예배가 자신들의 문화/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부모들과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장년들의 예배 문화를 경험하고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들과 교제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녀들이 장년이 되었을 쯤에는 어떤 예배의 모습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굳이 전통적인 예배를 드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열린 예배’라고 하지만 현재의 자녀들의 미래에는 ‘폭발 예배’3)라는 것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21세기가 된 지금도 전통적인 형식의 예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전통적인 예배가 더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d)
장년들도 젊은이/자녀들의 문화가 어렵다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기피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그곳에서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젊은이/자녀들과 교제해야 한다. 부모들의 믿음을 자녀들에게 삶 속에서 보여 주기도 하지만, 함께 예배함으로 부모의 믿음을 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이 열린 예배의 한 모습이다.

3) 문화적인 면에서도 열려 있어야 한다. 예배의 문화는 참으로 다양하다. 한국은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예배의 형태를 전통예배니 자유로운 예배니 하고 있지만, 실제 밖으로 조금만 나가도 다양한 문화의 예배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한국식 예배, 스페인식 예배, 아프리카식 예배 등이다. 남미 사람들의 예배는 우리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과 뜨거움이 있다. 보통 2-3시간 노래(찬양)하고 1시간 넘는 설교는 보통이다. 아프리카의 미전도 종족에 가서 선교하는 선교사들의 보고를 들어보면 그곳에서는 그들의 문화에 맞게 예배를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아마 Anglican Church/Episcopal Church e) 등 이런 곳에 가면 답답해서 단 몇 분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 사람이니까 우리 문화에 맞게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이미 열린 예배가 아니라 닫힌 예배인 것이다. 나아가 과연 우리는 한국 사람의 문화에 맞는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독교 역시 서양이 아닌 훨씬 이전의 팔레스타인 문화에서 출발하여 오늘의 서양 기독교 예배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문화에 열려있어야 한다. 그러나 복음의 핵심은 잃지 말아야 한다.

4) 비신자를 전도하기 위한 열린 예배라면 누구나 와서 예배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라는 의미는 어른이든, 청년이든 아이든, 신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심지어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쉽게 올 수 있어야 한다. f) 그러기 위해서 예배 사역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예배가 너무 어렵거나, 순서가 너무 많으면 쉽게 올 수 없다. 예배 사역자는 순서보다 더욱 중요한 복음 즉 ‘변할 수 없는 복음’이 ‘변해가는 문화’ g)속에서 어떻게 회중(전도대상자를 포함)들에게 전달되고 그 복음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들과의 교제를 나누게 할 것인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신자들을 신자들의 문화 속으로 데리고 와서 그 문화를 통하여 복음을 전할 수도 있지만, 비기독교적이긴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통하여 복음을 전할 수도 있어야 한다. h)
예를 들면,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전도대상자를 초청한 후 함께 부르는 노래가, 좋은 유행가의 원가사를 잘 인용하면서 복음의 내용을 넣어 부르곤 한다. 멜로디가 익숙하니 모두 쉽게 따라 부르고 원가사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복음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한 부분을 따내어 복음를 설명하는 것은 이미 많이 행해지고 있다. 사실 필자의 중고등 학생시절에는 교회 안에서 부를 노래들이 지금과 같이 그리 많지 않아서 건전가요/pop song을 부르곤 했다.i)

5) 세상의 문화가 교회에 들어온 예는 성경과 찬송가에서도 볼 수 있다. 홍해를 건넌 후 미리암이 노래를 했을 때, 그들은 애굽에서 400년동안 살면서 애굽의 문화가운데 속(俗)의 문화가 아니라 민(民)의 음악을 가지고 나와 찬양했음을 추측한다. 애굽의 민(民)의 음악을 가지고 나왔지만 그것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聖)의 음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후에도 앗시리아나, 바벨론, 수메르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j)
때론 속(俗)의 음악을 가지고 온 경우도 있다. 바하의 칸타타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서도 당시 세속적인 노래들의 멜로디를 가져와 칸타타와 오라토리오에 사용하였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요일 2:15)’,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롬12:2) ’의 세상/세대와.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요3:16)’의 세상의 의미는 다르다.
요일 2:15절의 세상은 ‘자신의 마음이 있는 곳’을 의미한다. 자신이 품은 생각과 그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곳, 즉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곳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의미한다. 로마서 12:2절의 세상은, 죄가 만연한 세상이라는 의미이다. 세상 그 자체가 악한 곳은 아니다. 세상에도 좋은 문화들이 있고 좋은 오락이 있고 좋은 유행도 있다. 그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죄악된 세상/세대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세상을 사랑하사(요3:16) 구원하기 위하여 독생자를 보내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 세상의 속(俗)음악을 가지고 와서 성(聖)의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찬송가에서도 보면, 콘트라팍타(Kontrafaktur)라 하여 외국 국가나 외국 민요에 가사를 붙여 만든 찬송가가 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는 스웨덴 민요이고, ‘천부여 의지 없어서’와 ‘하늘 가는 밝은 길이’는 스코틀랜드 민요이고, ‘나 같은 죄인 살리신’과 ‘신자되기 원합니다’는 흑인영가다. ‘시온성과 같은 교회’는 독일 국가이고 ‘피난처 있으니’는 영국 국가, ‘전능의 하나님’은 러시아 국가다.
음악가 유발은 당시 부정하고 더러운 곳에 사용되었던 수금과 퉁소를 사용하여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창4:21) 홍해를 건넌 후 미리암이 노래할 때(출15:20-21) 애굽의 악기와 그들의 민요를 가지고 나와서 그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노래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언약괘가 들어올 때 뛰놀며 춤을 추었을 때도(삼하 6:16) 주변 국가인 앗시리아나 바벨론, 수메르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바울과 실라가 2차 전도 여행 중 점귀신 붙은 하녀에게서 귀신이 떠나도록 명했다가 감옥에 갇힌 중에도 찬미하였는데(행16:25), 1차 전도여행 때 다녔던 시리아, 이고니온, 안디옥, 이달리야 등을 다니면서 그 지역들의 민요에 가사를 붙여 찬양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바울은 당대 최고의 가말리엘 문하생으로서, 전도여행을 다니면서 그 지역들의 문화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이성과 논리를 중시하는 고전파 성향의 아폴로 신전과, 감정과 열정을 중시하는 낭만파적 디오니서스 신전의 두 가지의 성향이 있었다. 이는 인간 속성의 양면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용했던 악기는, 아폴로는 현악기 류(類)이고 디오니서스는 관악기 류(類)였다.

6) 소결론 : 이렇듯 예배는 어떠한 형태로든, 어떠한 문화로든 예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① 형식과 무엇으로 했느냐가 아니라 내용 즉 복음이 있느냐 없느냐, ② 그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들과 교제하느냐, 하나님을 만나게 하고 사람들과의 교제가 이루어지게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둘째로 예배 사역자는 전통 예배는 전통 예배대로, 현대적인 예배는 그 예배대로, 또한 전통 예배와 현대적인 예배를 잘 조화하여 모든 예배의 본질적인 목적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셋째로 예배 사역자는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예배문화에 대비하며 열려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녀들조차도 그들의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예배문화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하고, 그 예배문화를 그들의 자녀들에게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선교적인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예배도 개발해야 할 뿐 아니라, 타문화의 예배도 경험해 보고, 비신자들을 전도하기 위하여 요한복음 3장 16절의 세상도 알아야 하고, 비기독교문화 조차도 경험해 봐야 할 것이다. 문화(물)는 길이 트여 있는 곳, 열려 있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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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통적인 예배란, 보통 예배의 부름을 시작으로 찬송가를 부르고 교독문, 사도신경 등을 하고 기도하고 성경봉독하고 찬양대의 찬양이 있고 말씀이 있고 봉헌을 하고 광고를 하고 축도하는 것. 자유로운 예배란, 찬양을 15-40분 부르고 기도와 말씀 그리고 봉헌과 축도 등 간략한 순서로 하는 예배를 말한다. Barry Liesch, The New Worship, p53.

b) 이를 blended worship 라 한다.

c) 구도자의 예배(Seeker- Service) – 구도자 예배는 빌 하이벨스 목사가 1992년 미국의 윌로우 크릭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EPIC Worship ; (Experience(경험), Participatory(참여), Image-driven(이미지), Connected(관계))
‘포스트모던’이라고 부르는 예배의 위기 속에서 레너드 스윗은 ‘이중 청취’(double listening)라는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성경에 기초하고 문화에 상응하는 목회를 위한 모델을 제시하였다.
또한 2004년에 Dan Kimball에 의해 Emerging Worship 이라는 예배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d) 어떤 형태의 예배가 나오든, 어떤 내용으로 해야 한다고 제시하는 새로운 예배가 나오든 세대가 지나가면, 지나간 과거의 예배는 대과거(大過去)의 시점에서 보면 현대적인 예배인 것이고, 미래의 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전통적인 예배라 불릴 것이다.

e) 미국에서 The Protestant Episcopal Church라 불리는 The Episcopal Church는, 미국을 비롯하여 Honduras, Taiwan, Colombia, Ecuador, Haiti, the Dominican Republic, Venezuela, 영국령 버진제도와 유럽 지역에 있는 영국 국교회(성공회의, Anglican Church)를 말한다.

f) 물론 신자들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g) 문성모,민족음악과 예배. .p.18

h) 비기독교적인 것과 반기독교적인 것은 다르다

i) 가방을 둘러멘, 조개껍질 묶어, 모닥불 등 pork song 류의 건전가요나, Simon And Garfunkel, John Denver, Cliff Richard 등의 pop song을 불렀다. 물론 예배시간은 아니었다

j) 문성모,민족음악과 예배. .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