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N IAN CHOI 최일인 목사의 교회음악 이야기

노다메 칸타빌레 = 드라마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노다메 칸타빌레는 인기 코믹지 KISS(코단샤)에 연재 중으로 2006년 7월 현재 코믹스(현재 15권까지 발매 중)의 판매고가 총 1100만부를 넘어섰으며 제28회 코단샤 만화상을 수상한 대히트 만화이다.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만화가 니노미야 토모코씨의 작품으로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철저한 취재에 근거한 리얼리티와 설득력으로 클래식 음악 특유의, 뭐랄까 딱딱한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어 일본 열도에 최근 클래식 붐이 일어나게 된 도화선과 같은 역할을 한 코미디 만화이다.

타이틀인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노다 메구미의 닉네임과 클래식 음악용어로 ‘노래하듯이’라는 의미인 칸타빌레를 합쳐놓은 것으로 모모가오카 음악대학 피아노과에 재적해 있는 노다메는 음악을 한번만 듣고도 그대로 연주할 수 있는 천부적인 일면을 지녔으면서도 악보를 읽는 게 서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 마음 가는 대로 연주하는 그녀의 연주는 절묘함을 보여주면서도 기상천외하고도 제어불능이다. 게다가 씻기 싫어하고 청소도 싫어해서 집은 온통 쓰레기 천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친구의 도시락을 훔쳐 먹는 게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괴팍한 인물이다.

이런 노다메가 첫눈에 반해 버리는, 이 이야기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모모가오카 음악 대학의 진정한(!) 엘리트 음대생 치아키 신이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바이올린, 피아노 솜씨는 당연히 프로급. 대학에서는 피아노과에 재적해 있으면서도 사실은 남모르게 지휘자의 길을 걷고자 독학을 하고 있는 진정한 왕자 캐릭터!

이런 두 사람이 연주하는 웃음과 사랑의 랩소디에 자칭 치아키의 친구 바이올리니스트 미네 류타로나 타악기(percussion)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소녀 같은 남자 오쿠야마 마스미, 세계적인 지휘자이면서도 에로 아저씨이기도 한 슈트레제만 등등 하나 같이 개성 넘치는 괴짜들이 하모니를 더하는 이 작품은 보기 드물게 웃음과 함께 독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을 상상하게 하는데 성공한 이색적인 코미디 만화이다.

이런 대인기 코믹의 드라마가 바로 이번에 후지TV 월요 9시에 편성된 노다메 칸타빌레이다. 현재 이 시간대에는 이토 미사키와 카메나시 카즈야라는, 소위 말하는 요즘 잘 나가는 두 스타에 사토 코이치, 에이타, 료 등 연기파 배우들까지 가세했건만 예상외로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초조해진 후지TV측은 월요 9시대의 새 드라마를 일찌감치 발표, 여기에 공식 홈페이지까지 벌써 오픈 한 상태인 걸 보면 후지TV가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이 된다.

그런데 이 작품 알고 보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작인 노다메 칸타빌레는 원래는 작년 10월기 TBS의 금요 드라마로 기획, 오카다 준이치와 우에노 주리가 캐스팅,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기획에 캐스팅, 각본까지 들어가고 촬영만이 대기 중이었던 상태에서 갑자기 원작자인 니노미야 토모코씨의 반대로 캔슬되는 일이 생겼는데 이 점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상황은 이렇다. 2005년 사이조(サイゾー)의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에 의하면 주인공은 노다메 역의 우에노 주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역인 오카다 준이치에게도 주연급으로 초점을 맞춰달라는 쟈니스 사무소 측의, 각본의 대폭 변경 요구에 V6의 곡을 주제가로 사용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여기에 쟈니스 사무소 소속 배우들과의 일이 많았던 TBS 관계 프로듀서는 노다메를 발행하고 있는 코단샤 측이나 원작자인 니노미야 토모코씨에게 확실하게 전달을 하지 않아 각본을 본 니노미야씨는 격노했고 바로 드라마화는 백지화 되었다고 한다. 2005년 노다메 칸타빌레의 드라마화에 대한 정보는 이미 유포되어 그 사실 여부를 묻는 독자들의 질문에 원작자 니노미야 토모코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마화는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 최근 월요9시의 시청률 부진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지TV측에서 드디어 이 작품의 드라마화를 따낸 것이다.

이렇게 해서 후지TV 월요 9시에 편성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원작자가 강하게 주장했던 노다메 역에 우에노 주리가 역시나 그대로 캐스팅 되었으며 당초 TBS 기획 당시에 캐스팅 되었던 오카다 준이치 대신에 타마키 히로시가 캐스팅되어 월요 9시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되었다.

두 배우의 캐스팅은 역시나 원작만큼이나 드라마화에도 기대를 걸게 만드는데 우선 먼저 노다메 역의 우에노 주리는 시골 여고생들의 재즈 밴드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스윙 걸즈에서 이미 제법 괜찮은 음악 연기와 코믹 연기를 보여줬으니 작가 니노미야 토모코씨가 노다메 역으로 그녀의 이름을 거론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자타공인 왕자 치아키 신이치 역으로 캐스팅 된 타마키 히로시. 그 역시 음악이라는 장르와 무관하지 않다. 2003년 진나이 타카노리가 메가폰을 잡고 로큰롤의 세계를 코믹하게 그린 음악 영화 록커즈에 출연한 바 있으며 2004년 6월 2일 첫 번째 싱글 Seasons로 가수로도 데뷔한 명실공히 가수이다.

여기에 노다메 & 치아키가 연주하는 스토리에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에로 아저씨라는 두 얼굴을 지닌 슈트레제만. 이들의 운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캐릭터에는 언제나 개성 넘치는 연기로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타케나카 나오토가 맡았다. 그는 이미 스윙 걸즈에서도 멋진(?) 지휘 실력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독특한 연기를 보여줄지도 기대된다. 이 외에도 존재감 있는 연기력으로 드라마/영화 출연이 끊임 없는 배우, 에이타가 현재 같은 시간대에 방송 중인 사프리의 출연에 이어 치아키의 친구로 등장하며 미모에 음악에 대한 실력과 열정까지 겸비한 미키 키요라 역에는 미즈카와 아사미가, 노다메의 강력한 연적(?)이 될 가녀린 남자이자 팀파니 연주자인 오쿠야마 마스미 역에는 코이데 케이스케가, 치아키의 전 여자친구로 소프라노 가수 타가야 사이코 역에는 우에하라 미사가 맡는 등 그야말로 인기 급상승 중인 젊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각본을 맡는 이는 도쿄 프렌즈, 슬로우 댄스의 에토 린. 젊은 감성의 독특한 대사로 여성 쿠도칸이라 불리는 그녀는 슬로우 댄스에 이어 이 작품이 두 번째 후지TV 월요 9시(게츠쿠) 각본이다. 얼마 전에는 도쿄 프렌즈의 극장판이 개봉을 맞았고 오는 9월 1일에는 백 댄서즈!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등 현재 가장 다망한 작가 중의 한 명이다.

한편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요소는 바로 클래식 음악. 여기에 맞춰 드라마를 위한, 노다메 오케스트라까지 결성되었다고 하는데 이 오케스트라의 멤버는 드라마 속에서도 실제로 등장해 연주하는 외에도 CD 데뷔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드라마에 이어 2007년 1월기에는 노다메 칸타빌레 애니메이션화까지 결정되어 있다고 하니 드라마화를 계기로 쭉쭉 이어지는 노다메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는 사뭇 남달라 보인다.

과거 드라마의 전설을 만들어왔던 후지TV의 월요 9시(게츠쿠)가 모처럼 내놓는 회심의 야심작 노다메 칸타빌레가 과연 원작에 상응하는 폭소 청춘 코미디로 새로운 전설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해보도록 하자.

추가 정보 : http://drama.tv.co.kr/drama/review/dramaReview.html?drama_idx=2237&channel=drama&subPageType=produ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