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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6-30 (목) 1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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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가정
노 용 찬 (성암교회 협동목사, 인천가정문화원장)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와 현관을 들어선다. 거실에서 한창 만화영화를 보고 있던 막내 아들이 TV에서 시선도 떼지 않고 "아빠, 오셨어요?"한다.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역시 막내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오냐"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곧장 안방으로 들어간다.
부엌일을 하던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현관 소리가 나자 "당신 오셨어요?" 큰소리로 한 마디 하고는 그만이다.
저녁식사 시간은 더욱 가관이다. 모두 골이라도 난듯 TV만 보고 있다. TV를 보는 건지, 밥을 먹는 건지 알 수 가 없다. 서로 묵묵히 그렇게 TV만 보다가 뿔뿔히 흩어진다. 아빠는 신문을 들고 소파에 앉더니 말이 없다. 아내는 연속극에 빠져 몰아지경이다. 자녀들은 각자의 방에 들어가더니 조용하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고 다음날 아침이다. "나, 나가요" 남편이 현관을 나서면서 말한다. "학교에 다녀 오겠습니다" 아이들이 가방을 둘러메고 나간다. 역시 서로 얼굴을 보지 않는다. 마치 등에다 대고 인사하는 식이다.
그렇게 식구들이 각각 제 갈길로 뿔뿔히 흩어지면 아내는 순간 해방감을 맛보며 또 TV에 다가 앉는다.
도대체 대화가 없는 가정이다.
중략...
서구사회에서는 자녀들의 예절교육이 식탁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식사에 초대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식탁은 대화의 시간이요, 친교를 나누는 시간이요, 배움의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의 가정에서는 TV 때문에 이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이제는 가족들간에 대화시간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시간이 갈수록 세대차가 극심해지는 이때에 그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서로의 대화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정마다 TV에서 자유할 수 있다면, 가정에 대화가 회복될 것이며, 그러면 사랑과 평화가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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