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N IAN CHOI 최일인 목사의 교회음악 이야기

ㆍ작성일	2005-06-30 (목) 10:35

ㆍ조회: 1138

억울한 사자 (98.03.13)

사자 대왕은 심기가 불편했다. 오늘에 와서 대왕이랄 것도 없지만 아프리카 정글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다 인간 세상에 잡혀와서 철창은 아니래도 우리 속에 들어앉고 보니 살아갈 의욕도 없었다. 동물원 측에서 먹는 것은 꼬박꼬박 챙겨주지만 어디 사는 것이 먹는 일뿐인가?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고함도 한 번 '콱' 지르면 모든 짐승들이 움찔대는 그 맛에 사는데. 여기 들어와서 고함을 질러도 콧방귀만 뀌니 대왕의 체면도 날아간 지 오래다.

그런데 오늘은 더욱 체면이 구겨졌다.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서 울타리를 넘어 사자와 싸우겠다고 뛰쳐들어온 것이다. 세상에 이 사자 대왕과 싸우겠다고.

처옴엔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발길질을 하고 수염을 잡아당기는 것이 아닌가! 대왕의 권위가 떨어졌다 해도 그래도 사잔데-. 화가 치밀어 오르자 그 사람의 팔뚝을 물고 늘어졌다. '우지끈' 하는데 팔뚝이 부러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조련사들이 뜯어 말리는 바람에 옳게 분풀이도 못했다. 그 사람을 작신작신 쌉어줘야 했는데 속도 못 풀고 체면만 구겼다. 왜? 사람을 문 사자를 없애야 된다는 것이다. 아니, 싸움은 누가 걸었는데. 언제나 인간만 옳다고 생각하다니, 더러워서.

그들은 송사에 사람에게 죄를 입히며 성문에서 판단하는 자를 올무로 잡듯하며 헛된 일로 의인을 억울케 하느니라 (사 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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