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음 = 성가대원의 신앙관리(96.09)
그리스도인이라면 나름대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모습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교회에서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함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기도로써, 어떤 이는 말씀을 묵상함으로써, 어떤 이는 찬양으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그리스도인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항상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성가대는 노래로써 신앙을 고백하고 그것을 통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라면, 더욱 더 노래하는 것을 소중하고 값지게 여겨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것은 자신을 드리는 것이기에 자기 자신 또한 소중하게 여겨야 하고 값지게 가꾸어야 할 것이다.(롬12:1, 고전 3:16)
그러면 어떻게 소중하게 여기고 값지게 가꿀 수 있는가? 먼저 필자의 관점을 간단하게 筆한다. '성가대원의 신앙관리'라고 해서 성가대만을 국한시키고 싶지 않다. 교회 전체의 조화를 생각하며 논하려고 한다.
성가대원을 위한 성경공부를 하든지 기도회를 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가대 자체에서 이러한 시간을 마련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성가대 연습시간이 말 그대로 연습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여러 종류의 성경공부들이 시행되고 있고,(벧엘, 크로스웨이, 제자훈련, 부부 성경공부, 전도폭발 등등) 기도회도 비교적 많다면 많은 상황 속에서 또 다시 성가대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그러기에 성가대원은 성가대원이기 전에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우선적으로 주장하고 싶다. 사실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무슨 일을 하든지 가장 아름답고 가장 소중하고 가장 값지게 여기며 자신의 맡은 일들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 있다. 비교적 큰 교회이거나, 조직적으로 잘 갖추어진 교회라면 이러한 여건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거나, 조직적으로 잘 갖추어진 교회가 아닐 경우에는, 교회에서 위와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그저 예배하고 정기적인 모임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회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성가대만으로 보더라도,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가질 수 있는 성가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성가대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일이 다른 분을 모셔다가 프로그램을 갖는다는 것도 어려운 것이다. 이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라 하겠다.
이제 어느 정도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였다고 본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성가대원의 신앙관리 이전에 교회 전체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상황들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도, 교회 전체의 프로그램도 미숙한데, 성가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신앙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1. 연습 전에 충분이 마음을 가다듬는다. -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습은 비효율적일 수있기 때문이다. 마치 예배하기 전 불편한 관계에 있던 형제와 먼저 하목하고 와서 예배하라고 하신 말씀과 상통할 것이다.(마 5:23-24) 물론 기도로써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2. 연습할 곡을 미리 보아둔다. - 비교적 2-3곡을 앞서 배우기 때문에 악보를 미리 봐두는 것이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3. 다음 주에 부를 찬양을 집중적으로 보되, 가사를 충분히 익힌다. - 암보를 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가사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곡을 지휘자의 이끔에 따라 스스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보고 은혜를 받는다 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자기 자신도 때로는 무슨 내용의 찬양인지도 모르고, 그저 하나님께 영광, 예수님 찬양하며 부르는 모습을 이 글을 읽으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예수님을 찬양하는 것이지만, 무엇을 영광 돌리고 찬양하는지는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듣는 회중들도 가사의 부정확함 때문에 그저 크게 끝나면 '아멘'하고 마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사를 숙지하고, 본인이 먼저 은혜 받고 찬양한다면 그 찬양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4. 자기 파트만이 아니라 다른 파트도 가능하면 익히는 것이 좋다. - 합창은 한 파트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조화의 모습을 느끼며 부르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의 경험을 또 이야기하면, 고등부성가대를 지휘할 때 아주 옛날(?) 그레고리안 찬트 풍의 노래부터 대위법적인 합창, 현대 미국풍의 스타일의 합창까지 지도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못한다고 하더니, 하나 하나 형식이며 구조며, 관계성들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하면서 가르칠 때, 오히려 학생들이 그런 수준 높은 곡들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참 보람을 느꼈다. 그것의 시작이 다른 파트의 음도 익히는 것이다.
필자는 '성가대의 신앙관리'라는 차원에서 음악적 성장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제시하고 싶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1. 연습 전에 고정적인 기도회를 갖는다. - 시간은 5분에서 10분 정도, 내용은 그날 그날 있었던 대원들의 형편을 파악하여 기도하거나, 행사를 앞두고 기도를 한다면 좋다.(살전 5:17)
2. 말씀을 교독하거나 함께 읽는 시간을 갖는다. - 본교에 앙상블 중창단이 있다. 연주 레파토리 가운데 성경을 돌아가면서 읽는 부분이 있다. 빌립보서 2:1-11절까지 함께 읽고 때로는 혼자 읽고 파트별로 읽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깜짝 놀랐는데, 아! 어쩌면 저것이 찬양의 처음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니 너무나 은혜를 받은 경험이 있다. 노래가 아닌 성경을 읽기만 하는데도. 아마도 QT를 이런 식으로 변화시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앞서서도 이야기 하였지만 가사를 가지고 묵상할 수도 있다. 연습할 때마다 똑 같은 가사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가 하겠지만, 성경은 똑같은 말씀 아닌가? 말씀은 읽을수록 달고 오묘하기 때문이다.(시119:103-105)
3. 성가대 자체 프로그램을 갖는 것이 좋다. - 앞에서의 내용과 상반될 수도 있겠으나, 세미나를 자주 여는 것도 좋고,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성가대에 관한 좋은 교육 자료들을 많이 확보하여, 그것을 학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성가대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선별하여, 성가대의 형편에 맞추어 재편집한다든가 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필자 역시 몇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신앙과 음악적 훈련 양쪽을 모두 병행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이웃교회와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음악적인 면과 신앙적인 면에서 또 하나의 도전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만남을 통하여 서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보며, 격려 또는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나아가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남의 모습은 대회의 성격으로 만나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합창제 등을 열어서 서로 나눈다고 할 때 부담감 없이 서로에게 새로운 다짐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만남 속에서 다시금 신앙적으로나 음악적으로 결단하는 모습이 탄생하고 자라고 귀한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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